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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블로그
당신의 문해력 - 청소년 문해력 저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 본문
올해 초, EBS는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을 6부작으로 방영했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유튜브 영상 시청 시간도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글과 멀어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방송 내용의 골자다.
본 방송에서는 문해력이 떨어진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말이 좋아 '다양한' 사람들이지 실제로는 아동과 청소년의 문해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다는 점을 부각하여 방송을 시청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을 유발한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쓰고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기 때문에 문해력이 저하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이건 필자 입장에서 좀 우스워 보인다. 왜냐하면 아동과 청소년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는 현상은 어른들이 자초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듣고 배운다.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것이 기본적인 습성이라고 여겨지는 청소년들 역시 어른들의 '좋은' 모습은 마땅히 따라하려 애를 쓰기 마련이다. 이는 굳이 필자가 이런저런 근거 자료나 논문이나 그런 걸 가져다 근거로 제시하지 않아도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불변의 진리이자 명확한 사실이다.
인간 뿐이겠는가? 인간 외의 종들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행동을 자식이 보고 듣고 배우며 생존하고 번영해나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그들의 상식이며 본능이다. 이러한 양상은 지구와 생물 종이 발생한 이래로 만고불변의 진리로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다.
위의 사실을 통해 유추하자면 아동과 청소년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문체부에서 2년마다 국민독서실태조사라는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 통계에서 성인 독서율이 격감하는 것을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위의 통계를 보면 성인의 독서율은 꾸준이 줄어들다가 13년을 기점으로 격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의 독서율은 11년에 두드러지게 낮은 것 빼고는 거의 대부분 90퍼센트 내외로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은 그래도 책을 좀 읽는 편이고 오히려 성인들이 책을 지지리도 읽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래 가사는 이센스의 노랫말 중 일부다.
...안 버리고 그 자리 그대로 둔 아빠 책상엔 책이 가득해
돈이 없어 서울대를 못 갔대
퇴근 후에도 늦은 밤에 책상 앞에 계셔
난 어른이면 당연히 저러는 건가 했고...
E SENS - Anecdote 노랫말 중에서
위의 가사를 곱씹어보자. 일종의 반어법이다. '어른들은 당연히 아빠처럼 책을 많이 읽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는 현실인식이 숨어있는 가사다.
이처럼,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저하된 문해력을 집중 조명하지만 정작 책은 어른들이 훨씬 적게 읽는다. 이를 필자는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여실히 느낀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성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필자피셜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매일 출근할 때 열차 한 칸에서 1명?정도 될까 말까다. 책을 읽는 사람이 보이면 반가워서 인사를 건네고 싶을 정도로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몸을 맡긴채 직장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 지하철 안에서도 이렇게 책을 읽지 않는데 이 사람들이 과연 집에 가서는 책을 읽을까? 어른들은 정작 본인들이 이렇게 책을 안 읽으면서 왜 아동과 청소년의 떨어지는 문해력을 걱정하는 것일까? 우습게도
자녀가 책을 멀리하고 문해력이 떨어지는 가정을 관찰해보면 그런 가정에서는 백이면 백, 무조건 부모들이 텔레비전을 끄고 아니면 스마트폰을 내동댕이 치고 대신 책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애들 보기가 힘들다(귀찮다)는 핑계로 어릴때부터 스마트폰을 쥐어주고는 본인들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요즘 애들은 유튜브에 빠져서 책을 안 읽어서 큰일이야~'같은 걱정이나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위의 통계를 다시보자. 19년 조사대상 중 학생의 독서율은 90퍼센트에 육박하나 성인은 고작 52.1퍼센트에 불과하다. 여기서 잠깐, '독서율'의 의미를 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위의 통계에서 '독서율'은 조사대상 중 1년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인원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즉, 조사대상 중 거의 절반에 달하는 사람이 1년동안 책을 한 권, 단 한 권이라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인의 절반이 책과는 완전히 담을 쌓았다는 뜻인데, 이런 상황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을까? 그럴 리 없다. 위의 통계에서 학생 독서율이 90퍼센트에 육박하는 것은 사실 따지고 보면 학교 또는 학원에서 권장 또는 강요하기 때문에 올라간 수치일 뿐. 자발적으로 독서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는 통계에서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성인 독서자 중 절반 가량이 자발적인 동기로 독서하지만 학생의 경우 '학교 숙제나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 비율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성인 독서자의 비율이 50퍼센트인 것을 감안하면 조사대상 중 성인의 25퍼센트만이 자발적으로 독서를 한다고 볼 수 있고, 학생 독서자의 비율이 90퍼센트인 것을 감안하면 조사대상 중 학생의 약 23퍼센트만이 자발적으로 독서를 한다고 볼 수 있다. 놀랍게도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즉,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닦달하기 전에 성인이 먼저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학생 독서율도 올라갈 것이다. 본인들이 먼저 실천하지 않는데 학생에게 실천을 강요하는 것이 성인인 필자 입장에서 봐도 그저 웃길 따름이다.
어른들이 책을 멀리하다보니 성인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발주서를 넣든지 아니면 문자(스마트폰 문자메세지가 아닌 말 그대로 문자)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때 정말 답답해서 미칠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분명 나의 내용 전달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었는데도 상대방은 그걸 이해 못하고 엉뚱한, 또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처리를 해 놓으니 속이 여러번 뒤집힐 뻔했다.
이런 상황이 하도 많이 반복되다보니 '아 내가 문제가 있는건가? 내가 글을 제대로 못 쓴건가?'싶어 내가 전달한 문자 또는 발주서를 여러번 꼼꼼히 되짚어보았지만 역시나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단지 상대방이 그 쉬운 발주서와 문자를 이해 못해서 일이 꼬인게 전부였다.
성인의 떨어지는 문해력은 당장 나의 부모 세대쯤 되는 어른들(현재 50대 후반~60대 초반)에게서도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주변 어른들로부터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너가 좀 읽고 알려줘라'는 부탁을 여러번 받았다. 그럴때마다 해석한 텍스트는 그다지 어려운 텍스트가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이따금 스마트폰 이용에 있어서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실제로 UI UX디자이너들이 일을 개판으로 해서 스마트폰에 친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이 곤란해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하지만 많은 경우 스마트폰 화면의 글씨 조금만 읽어보고 차근차근 따라하다보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내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글씨 조금만 읽어보면 되는걸!
이렇게, 성인의 문해력조차 개판인 마당에 아동과 청소년의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뭐라 할 수 있을까? 누가 누굴 뭐라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한걸까?
그래서 '당신의 문해력'을 보고 필자를 포함한 여러분이 청소년 문해력 저하를 걱정할 필요는 단 하나도 없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걱정이다.
청소년의 떨어지는 문해력을 지적하기 전에 먼저 당신이나 1년에 책 한 권이라도 읽는지 살피고 걱정해라. 진심이다.
1년에 책 한권 안 읽는 성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문해력을 걱정하며 MZ세대(그놈의 MZ세대... 극혐....)는 책도 안 읽고 말이야 어쩌구 저쩌구 이딴 소리 늘어놓지 마라.
책 안 읽고 스마트폰만 하루종일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 그거 다 주변 어른들한테 배운 것이다.
애들은 어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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