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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부딪힐 용기에 대하여

블로그주인백 2022. 10. 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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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용기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0대에 용기란 될지 안될지 긴가민가한 고백을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30대가 되고 보니 용기란 '불편한 것을 피하지 않는 것'임을 깨달았다.

 

산다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다. 그것을 30대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적어도 60년은 남은 시간. 앞으로도 지루한 일이 8, 좋은 일이 한 2정도로 일어날 것이다.

 

이 시간 속에서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걸 받아들이는 일이다.

삶은 원래 지루하다. 아니 원래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걸 받아들이고 나면 남는 일은 수많은 불편함의 연속이다.

 

일단 삶은 지루하다는 전제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그러면 서서히 보인다. 어머니 아버지는 나이들어가고 그에 따르는 연민은 피할 수 없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연인과의 미래는 단순한 애정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이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직장에서 얻는 것은 미약한 성취감과 월급이 전부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살다보면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것이다. 내가 딱히 이유를 제공하지 않아도 어쨌든 나를 싫어할 것이다. 마주하기 불편하다.

 

마주하기 불편한 수많은 진실을 인식하는 것 역시 마주하기 불편하다. 세상은 온통 그런 것들 투성이고 그런 것들을 마주하는 것이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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